미정
by 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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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새는 아름답다. 인간이 따라잡을 수 없는 자연의 조각품이다.
하늘을 찌를뜻 솟아올라있는 봉우리와 끝을 알 수 없는 계곡의
깊이는 멀리서 봄에도 불구하고 아찔하게 만든다.

숲이 있다. 산새 깊은 곳에 저 바다에서 불어오는 북풍이 인도해준다.
숲은 깊다. 우거진 숲은 바다다. 초목의 바다. 수백년간 이땅을 지탱해온
나무들의 바다. 그 바다속을 헤엄쳐 나아간다.

미로처럼 펼쳐저 있는 숲을 헤메어 나가던 바람은 커다란 동공에서 멈춰섰다.
세월을 알수 없는 나무들이 기둥이 되어주고 그들의 뿌리가 계단이 되어 주고,
그들의 잎사귀로 카펫을 깔고 그들의 향내음과 빛깔이 동공의 분위기가 된다.
그리고 그들 가지사이로 스며드는 태향의 물줄기가 조명이되어 이 동공을 밝힌다.
동공은 아름다웠다. 그 아름다운 동공에서 바람이 춤을 춘다.

그렇지만 바람은 왜 이곳에서 머무는가. 왜 바람은 즐거이 이곳에서
자신을 속박하는가. 그것은 억겁의 세월동안 그와 함께한
동반자가 이곳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억겁의 세월동안 바람이 자신과 함께한 그를 위해서.





" 에휴.. 겨우 도착했다.."

알젠은 헉헉 거리며 숨을 내쉬었다.
얼마나 길이 가파른지 이런식으로 길을 만들고 세금을 처받냐!! 라는
반정부적인 발언이 자신도 모르게 나오게 되었다. 그래도
알젠은 얼굴에 미소가 피어오르는것을 참지 못했다.
왜냐하면 드디어 도착했기 때문이다!!!

" 도착했다다아아아!!!"

알젠의 목소리가 메아리가 되어 퍼져 울리지만 어짜피 이 외진
산지에서 누가 듣겠어, 하는것이 알젠의 생각이었다.

" 어이 조용이해."

" 다아아!....꺄악!!"

뭐냐!! 반전이냐! 알젠은 깜짝 놀라 목소리가
들려온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한사내.... 만 서잇으면
얼마나 좋을까!!!

' 왠 도시냐!!!?'

신기하게도 옆에는 커다란 도시가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
굴뚝에선 연기가 피어오르고 도르레가 물을 낚아 오르며
사람들은 얘기하고 아이들이 뛰어다니며 45층 고층 건물이
들어서고있는.. 여하튼 커다란 마을, 아니 소도시였던 것이다.

" 훗. 너도 낚였군."

사내는 능글맞게 웃으며 알젠에게 말했다.

" 여기까지 올라오는 산행은 엄청 힘들었을꺼다. 힘들어서 주변을 주의
깊게 살필 생각도 하지 않았겠지, 그리고 주변을 살펴봐도 오른쪽엔 우거진 나무숲과
아찔한 산새빼고 뭐가 들어오겠는가. 왼쪽에도 커다란 나무들이 시야를 막고 있고 말이지.
하지만 그게 다 '이것'을 위한 안배라네.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오른쪽에 보다 신경을 쓴다는것을 알고
있지? 그래서 나무 건너에 이런 도시가 있다는것을 알아체리지 못하는거지!!아하!!"

알젠은 그 이야기를 곰곰히 듣고 생각했다.

' 도데체 넌 누구냐!!!! '

아니 그런걸 도데체 왜 처음 본 사람에게 설명하냔 말이다!!알젠은 어이없음이 분노로 승화되는
시점에서 질문을 하나 던저야 겠다고 생각했다. 분노로 승화되면 그러할 기회도 없을 테니 말이다.

" 아니.. 도데체 '이것' 이 뭔데요?"

" 후후!! 부끄럼태우기다!!"

.....
..
.

" 시장 누구야."

알젠은 시장의 면상을 갈아버리고 싶은 충동이 머리를 찌르는것을 느꼈다.









by 이화 | 2005/09/27 10:51 | 트랙백 | 덧글(1)
가장 어두운 겨울 밤.



그때의 밤은 이제까지 내가 격었었던 밤중에서 가장 어두웠다.
창문사이로 보이는것은 어둠속에서 흩날리는 눈뿐이었다.
어느덧 겨울 중순에 접어들었던 날이었다.

그날은 친구녀석들이 집에 모였던 날이었다. 집에서 자고갈 계획이었는데,
방학이고 친구들도 있다보니 기분이 절로 났다. 우리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을 하거나 쌀포대로 썰매를 탔다.
추위와 겨울의 시림이 뼈속까지 느껴지는 것, 그것이 좋았다.

겨울은 선물이라 생각했다. 겨울은 우리에게 많은것을 주었다. 기쁨과
즐거움. 그리고 그것은 어떠한것도 보상받기를 원하지 않는다.
어렸던 나에게는 그러한 겨울은 언제나 소풍과 같았다.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겨울의 차가운 '따스함'에 졎어있다보니,
땅거미가 어느새 져가는것도 느끼지 못했다. 하늘을 바라보았다.
너무나 깨끗해서 아름 다운 저 하늘, 가슴이 징하고 울린다.
나는 겨울이란 것만으로도 기분이 이렇게 좋을 수 있다는것에 놀란다.

우리는 차가워진 몸을 이끌고 차가움과 작별을 고했다. 겨울의 밤은
깊은 어둠만을 갖고 있는것이 아니다. 그 보다 더한 추위또한
느낄수 있게 하는것이 겨울의 밤이다. 집안에 들어서니 따스한 공기가
폐부에 가득 찬다. 신기하게도 순간 집안에 들어서자 몸이 녹아내리는
기분이다. 추위는 어디로 갔을까. 어느새 나를 휘감던 추위가 사라져버린
듯 했다. 지금의 나라면 뜨거운 커피라도 끓여서 마셨겠지.

그때였다. 갑자기 창문이 부서질듯 흔들렸다. 연약하기 그지 없는
유리가 어찌 자연의 힘을 이겨 낼 수 있을것인가.유리가 부서져 내렸다.
눈처럼 잘게 부서진 유리 조각은 겨울의 강맹한 바람을 타고
암살자의 예리한 단도처럼 나의 몸을 강폭하게 찔러들어왔다
" 으윽!! " 내 몸에서 피가 분수처럼 솟아오르며 천장과
벽지를 붉은 색으로 도배했다. 그렇게 돼자 보통의 집에서 순간
피와 죽음이 난무하는 전장으로 변해버렸다...
하는 일은 벌어질리가 없다. 여긴 시베리아가 아니라고.

그저 보통의 서울의 밤이었다. 도시를 밝히는 환한 메트로폴리탄 네온사인과 가로등들.
어두워야할 밤이건만 도시는 빛났다. 그 일이 벌어지기 전까지는.

그날밤은 그어떤 날보다 어두웠다. 깊고 깊은 어둠을 통해 내가 볼 수 있는것은
오직 흩어지는 눈꽃뿐이다. 눈을 움직인다. 고개를 돌려본다. 창문을 통해
어둠만 들어오니 내가 육안으로 파악 할 수 있는건 없다. 공포가 음습해왔다.
분명 나는 친구들과 있었고, 나의 집이었기도 했다. 허나 갑작스러운 이 상황에
침착할 수 없었던 그 시간의 나는 혼자였다. 어둠속에 나는 혼자 앉아 있었다.

깊은 침묵과 긴 시간이 흘러 간다. 즐거움과 기쁨이 시간의 흐름을 재촉했다면,
공포와 침묵은 시간의 발걸음을 막았다. 시간은 더디게 흘렀다. 몇 시간이나
흐른것만 같았다. 끝나지 않을것만 같은 이 침묵. 그 침묵을 깨뜨린것은
내 어깨에 조용히 얹어진 손 때문이었다.

..........
........
......
....

그 이후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다음날은 좀 일찍 일어 났다. 좁은 방에 옹기종기 친구들은 아직도 자고 있었다.
나는 활짝 창문을 열었다. 아름다운 태양빛이 깊은 호수처럼 빛나는 나의 눈으로
들어왔다. 나는 겨울의 찬바람을 한껏 들이 마셨다. 파-하고 내뱉자 잠이 확 달아나는
느낌이다. 나는 감사했다. 이러한 태양, 아니 빛이란것을 인간에게 내려주신 신께.
신께서 그러한 것을 내려주시지 않으셨으면, 어제와 같은 일이 좀더 빈번히 일어나지
않았겠는가. '정전(停電)' 이라는것이.

어제는 구 전체적으로 정전이었다. 그러니 도시를 밝히는 메트로폴리탄 네온사인 어쩌구
등등이 빛날리가 없었고 그렇기에 그날의 밤이 그리도 어두웠던 것이다. 한치 앞도
알 수 없던 칠흑의 어둠. 그날 나는 그러한 어둠을 격게되었다. 또한 그날 이후로
난 여러가지를 배웠다. 그리고 그중에 몇개는 아직까지 내 깊은 가슴속에 남아있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 전기 만세!!!! '


헌데 그 손은 누구였을까.?


-끝-


처음글 올립니다. 부족해도 아량으로 봐주세요

이글루스 가든 - 소설을 쓰자. 대작가가 되자!
by 이화 | 2005/09/26 22:16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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